Trenner & Friedl Miles 함부르크에서 온 또하나의 강자 T&F - 이종학



아트, 디지, 엘라, 고든, 마일스, 듀크….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 같기도 하고 또 낯설기도 하고. 대체 이게 무슨 뜻인가? 또 어느 스피커 회사의 제품명과 헷갈리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일단 정리부터 필요하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이미 감을 잡았겠지만, 위의 이름들은 위대한 재즈 뮤지션에서 비롯되었다. 아트라고 하면, 아쉽게도 아트 블레키가 아니라, 아트 페퍼다. 전설적인 알토 색소폰 주자다. 디지? 당연히 디지 길레스피. 엘라는 얼른 피츠제럴드가 뒤를 이을 듯싶고, 고든은 좀 생경할 것이다. 테너색스의 명인 덱스터 고든이다. 그럼 듀크는 듀크 엘링턴이고, 이번 주인공 마일스는 당연히 마일스 데이비스다.

이렇게 열거하고 보니, 스웨덴의 마르텐이 떠오른다. 이 회사 역시 듀크, 마일스, 콜트레인 등 재즈 뮤지션의 이름을 모델명에 차용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의 마일스는 미드레인지에 아큐톤의 유닛을 채용했으므로, 자칫 잘못하다간 본기의 메이커 트렌너 & 프리들(Trenner & Friedl : 이하 T&F)과 혼동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마르텐이 풀 아큐톤 유닛을 쓰고 있는 스웨덴의 메이커인데 반해, T&F는 오로지 미드레인지만 아큐톤을 쓰고 있는 오스트리아 소재의 제작사다. 달라도 한참 다른 회사인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신생 메이커인 만큼 T&F에 관한 자료는 거의 없다. 단, 회사명에서 알 수 있듯, 두 명의 디자이너가 주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안드레아스 프리들(Andreas Friedl)과 페테르 트렌너(Peter Trenner)가 그 주인공이다. 아직 젊고 패기만만한 사람들로,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를 기반으로 해, 일체 외부 용역 없이 자체 인력만으로 스피커를 제작하고 있다. 합스부르크의 후예가 만든 오디오 메이커가 또 하나 찾아온 것이다.

이들이 정식 데뷔한 것은 1995년. 그때 만든 제품이 바로 마일스다. 이후 십년이 지나고 새롭게 리모델링을 했는데, 그것이 이번에 수입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기는 이 회사의 시작이자 또 전환점이라 하겠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T&F가 오디오 수입상도 겸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료를 보니 벤츠 카트리지부터 벨칸토, 제프 롤랜드와 같은 앰프 그리고 카다스 케이블을 핸들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피커가 빈 셈인데, 아무래도 T&F가 그 자리를 메우지 않을까 싶다. 역으로 만일 본기를 구입한다면, 이런 위의 라인업과 매칭시키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예전부터 필자는 중부 유럽의 오디오 메이커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여러 차례 써온 바 있다. 독일-스위스가 주축이 되어 위로는 네덜란드-덴마크-스웨덴 등으로 이어지고 있고, 옆으로는 오스트리아-체코-폴란드 등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 중에서 확실히 오스트리아의 약진은 최근 몇 년간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에는 비엔나 어쿠스틱을 비롯해 프로젝트, 에이온, 루멘 화이트, WLM 등 상당히 다양한 메이커들이 소개되고 있다. 어찌 보면 오스트리아 현지인들보다 더 다양한 기기들을 우리가 즐기는 셈인데, 아무튼 여기에 T&F까지 더해졌으니, 이래저래 우리의 음악 수준이나 오디오 관심도도 상당하다고 하겠다.

현재 T&F는 본사를 비엔나에 두고, 그라츠에 공장을 설치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홈 페이지에 보면 그라츠에 있는 건물 사진이 나오는데, 고색창연한 석조 건물 사이에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진 건축물이 우뚝 서 있어서 참으로 묘한 기분을 준다. 그만큼 진보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높이 살만하다.

이 대목에서 꼭 소개하고 싶은 것은, 홈 페이지에 트렌너가 밝힌 출사표다. 그에 따르면 요즘 우리는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유 하나만 고르려고 해도 10개가 넘는 브랜드를 만나게 된다. 로우 팻부터 탈지유, 틴(Thin), 홀(Whole) 등 갖가지 컨셉을 가진 제품들이 넘쳐난다. 여기서 과연 무엇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자신들의 제품에 관해 그 특징이 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이라 한다.

"사운드가 훌륭하다(sound better).

물론 이 말만 갖고는 뭔가 허전하고 공허하다. 여기서 이렇게 덧붙이고자 한다.

남들보다 더 낫다(better than the rest)."







즉, 오로지 음만으로 승부할 것이고, 그 때문에 일체의 마케팅 전략에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참 패기만만한 태도인데, 따지고 보면 일리가 있다. 그러므로 이들은 최고의 계측 장비를 보유해서 기본 스펙을 만족시키고, 각종 시뮬레이션이며 소프트웨어를 동원해서 최고의 퀄리티를 추구한다. 인근 스티리아(Styria)의 장인들에게 캐비닛 제조를 맡기고, ISO9000 스탠더드의 요건에 맡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참고로 ISO 9000 스탠더드는 전세계 170여개국 88만개 정도의 메이커들이 채택하고 있는 표준으로, 제품의 사양이나 성능이 일정 수준이 되어야만 받을 수 있다. 이왕 손을 댄 것, 이 정도는 해보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아무튼 이번에 다룰 마일스는, 톱 모델 듀크의 바로 아래 모델로, 본격적인 3웨이의 플로어 스탠딩 방식이다. 얼핏 보면 디자인이 낯설지만, 실물을 대해서 꼼꼼히 살펴보면 참 정성을 다해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외관을 보면, 전면 배플을 되도록 좁게 해서 상단에 중고역 유닛을 달았는데, 타임 얼라인먼트를 위해 비스듬히 기울인 것을 볼 수 있다. 단, 우퍼는 옆면에 달았다. 그 경우 중고역과의 위상이나 시간축 관계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네트워크에서 효과적으로 처리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록포트 스피커에서 볼 수 있듯, 이렇게 옆에 우퍼를 단 것에 개인적으로 상당히 호감을 갖고 있다. 우퍼의 사이즈가 주는 부담과 디자인의 제약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이런 식으로 만들면 전면 배플의 면적을 좁혀서 음장 재현에 유리할 뿐 아니라, 두 개의 우퍼를 결국은 마주 보게 해서 일정한 형태의 저역을 만들 수 있으므로, 잘만 다듬으면 밸런스가 좋은 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데 유닛 구성을 보면, 트위터가 링 라디에이터인데 반해 미드레인지는 아큐톤이고 저역은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다. 즉, 메이커가 각각 다른 것이다. 이를 어떻게 블렌드해서 통일감 있는 음색을 만들어낼지 역시 관건이다. 자칫 잘못 하면 4번 타자만 즐비한 타선이 될 수도 있고, 잘 하면 드림 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시청평에서 밝히겠지만, 이런 여러 제약을 상당히 훌륭하게 극복했다. 하긴 그러니 이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까지 소개되지 않았는가.

여기서 자세히 유닛을 살펴보자. 고역의 경우 링 라디에이터가 사용되었는데, T&F의 사양으로 특주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정중앙에 있는 뾰족이의 형태가 다르고, 진동판도 패브릭 형태로 제작되었다. 아무튼 링 라디에이터는 뾰족이를 쓰느냐 쓰지 않느냐로 큰 차이가 있고, 쓸 경우 스캔스픽 트위터의 고질적인 문제인 3~4kHz 지역의 피크를 방지할 수 있으며, 또 슈퍼 트위터처럼 고역이 확장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본기는 무려 40kHz까지 초고역을 재생하는 바, 그럴 경우 굳이 다이아몬드나 리본이 필요 없을 스펙이다.

단, 후면에 부착된 엠비언트 트위터의 경우는 링 라디에이터가 그대로 쓰였다. 사실 후면에 굳이 이런 트위터를 달 필요가 있는가 의아했는데, 시청을 하면서 그 효과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시험 삼아 막아 보니, 무대가 작아지고 일정 부분 억압된 고역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대목에서 동사의 내공에 탄복하게 된다.

한편 미드레인지는 아큐톤 5인치짜리로, 매우 시원시원하고, 해상력이 높은 음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이렇게 아큐톤에 링 라디에이터를 붙이는 경향이 강한데, 그런 면에서 마일스의 선지자와 같은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우퍼는 멤브레인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유닛을 채용했다. 왜 알루미늄인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큐톤의 하이 스피드에 대응하면서 10인치의 크기를 확보하기 위함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하긴 세라믹 소재 자체가 알루미늄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미드와 우퍼간의 음색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본기는 저역이 무려 25Hz까지 내려간다. 이 사이즈의 스피커로는 이례적인 수치라 하겠다.

전면 배플을 천연 가죽으로 씌워 2차 방사음에 대응한 점이라던가, MDF로 기본 인클로저를 제작하되 원목을 6~24겹 입혀서 빼어난 외관을 만든 점이라던가, 다양한 소재의 유닛을 사용해서 하나의 음색으로 통일한 점이라던가, 알루미늄 우퍼를 옆면에 댄 점이라던가 아무튼 스피커의 설계자 관점으로 봐도 신선하고 또 선진적인 발상으로 가득 차 있어서, 본기가 주는 매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게다가 사이즈도 일체의 군더더기 없이 효율적으로 관리해 큰 거실뿐 아니라 작은 건넌방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으므로, 이래저래 활약의 여지가 많다 하겠다. 마감은 주문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하니, 이 대목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번 시청은 다질 프리 및 테너 175S 파워에다가 소스는 골드문트 20A CDP에 스파이럴 그루브, 코퍼헤드, 에어 타이트 PC-1이라는 아날로그 라인업을 공히 채용했다. 본기의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매칭이라고 자신한다. 참고로 시청 CD 및 LP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비틀즈 "I Don't Want to Spoil the Party" (CD)

- 모차르트"피아노 협주곡 17번" 폴리니 &빈 필 (CD)

- 슈베르트 "송어" 클리포드 커즌 & 비엔나 옥텟 (LP)

- 마일스 데이비스 "Bye Bye Blackbird" (LP)







비틀즈는 2000년대 초에 나온 캐피톨 리마스터링 CD와 2009년에 나온 최신 버전을 비교하면서 들었다. 여기서 놀란 것은 전자와 후자의 마스터링이 좀 다르다는 것이다. 전자는 미국 릴리즈를 따라서 만들었으므로, 영국 릴리즈의 후자와 수록곡 배열이나 구성 정도만 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본기를 통해 들으니 전혀 그렇지 않다.

최신 리마스터링답게 후자가 매우 풍부하고 해상도 출중한 음이 나왔다. 단, 이 과정에서 폴 매카트니가 개재한 관계로, 존과 폴의 이중창에서 폴의 음성이 다소 크게 나왔다. 원래 존의 리드 곡인만큼, 이 부분의 밸런스는 캐피톨이 낫다. 참 미묘하지만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을 본기는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폴리니가 지휘 및 연주를 담당한 모차르트에서는 가히 우아함의 결정체라고 찬사를 보내도 좋으리라. 나긋나긋하며 질감이 좋은 현악기군의 등장이나 가끔씩 출몰하는 목관의 기분 좋은 울림도 상쾌하지만, 폴리니가 어깨의 힘을 완전히 뺀 채 유려하게 프레이징하는 피아노는 소파에 몸을 깊게 파묻고 릴렉스하게 만든다. 귀족이나 왕족의 살롱이 따로 없다. 바로 여기가 비엔나이고 또 쇤브룬 궁의 음악실이다. 눈을 뜨면 어린 모차르트가 마리 앙트와네트에게 청혼하는 장면이 나올 듯하다.

이어서 LP로 가니, 절로 탄성이 나온다. 우선 슈베르트를 보자. 옛 녹음의 맛이랄까 정취가 아련히 풍겨 나와 슬며시 미소 짓게 한다. 피아노와 현악기 여러 개가 어우러진 편성인데, 그 고상함은 둘째 치고 자연스럽게 뻗는 음 하나하나에 넋을 잃게 한다. 다시 살롱에 온 듯한 기분이 되는 것이다. 일단 음색 자체가 고품위하고 또 아름다워, 굳이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한다. 하긴 나올 소리 다 나오고, 전체 밸런스가 뛰어나고, 음색까지 고혹적이니 무슨 분석이 필요하겠는가.





마지막으로 마일스를 들으면서 왜 본기를 마일스로 작명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마일스 특유의 뮤트 트럼펫 솔로를 감상하면, 상당히 곱고 클래시컬한 그의 개성이 충분히 이쪽에 전달된다. 그렇다고 재즈 특유의 기백이나 야성을 희생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콜트레인에 이르면, 그 풍요하면서 도전적인 음이 아낌없이 터져 나온다. 더블 베이스는 깊고, 약동적이며, 드럼은 시원스런 심벌즈와 바닥을 두드리는 킥 드럼 모두를 아우른다. 대역 밸런스도 넓고, 어수선한 면이 전혀 없으며, 잘 조율된 앙상블이 나오는 것이다. 사실 마일스는 클래식을 배경으로 상당히 쿨한 음을 연출했다. 본기가 추구하는 음과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Specifications

Features:
3-Way vented system
Very rigid cabinet, built of our special manufactured sandwich panels
Optimized AIM (acoustic impedance matching)
Socket constructed of three different perfectly harmonized materials)
Seven layered lacquer finish
Front covered with fine leather
Irregular stiffened cabinet - (fuzzy logic)
Vented midrange chamber
Cardas SE9 internal wire
Cardas pure copper terminals
Crossover handcrafted by Mundorf Germany, high grade components

Drive units:
1 x 10" Aluminum/alloy diaphragm,
1 x 5" Ceramic diaphragm
2x1" Ring radiator, neodymium magnet system, encapsulated rear chamber

Frequency Response:
25 Hz bis 40 KHz (f-6dB)

Sensitivity:
87 dB (2,83 V/1 m)

Impedance:
6 Ohm (Minimum at 4 Ohm)

Dimensions:
Height 1130
mm Width 320 mm (with socket)
Depth 450 mm (with socket)
Weight:
40 kg

Finishes Body:
Walnut nature, Walnut blazed, Walnut mocca
Others on request

Finishes Front:
Leather black
Other colors on request

  

수입사  보노오디오
수입사 연락처  02-522-4525
수입사 홈페이지  www.bonoaudio.co.kr

원문 링크
http://hificlub.co.kr/web/board/brd_wz_view.asp?pid=10345&lid=100&f_lid=100265&table=brd_10023&ishtml=n


유저님의 마일즈 청음기 링크
http://blog.naver.com/sxymf/1300762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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